"외삼촌이 돌아가셨다. 69세라는 비교적 이른 연세에, 그것도 감기로. 장례내내 어이가 없었다. 뭐 이딴 일이 다있나...
그때, 옆 분향소를 잠깐 지나쳤는데 아직도 그 이미지가 선명하다. 시끌벅적한 옆 분향소들과 달리, 그 분향소에는 달랑 국화 두 송이만 놓여진채 휑하니 비어있었다. 가운뎃자리에는 잘 찍은 증명사진이 아닌, 신혼부부의 기념사진이 걸려있었다. 장례식하나 치뤄줄 연고도 없을정도로 어렵게 자라온 남녀가, 간신히 결혼한뒤 맞이한 죽음.
(중략) ...좋은 사람들은 너무 일찍 떠나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너무 많은 짐을 떠안게 된다. 그렇게 살려고 발악을 해봐도 하루하루 살아남기가 힘든데, 죽어묻히는 것은 한 순간이더라. ..."
3주 전쯤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 때의 경험을 만화로 남기고 싶어 그려보았습니다.
안타까운 죽음이었습니다. 제 외삼촌도, 분향소에서 본 그 신혼부부들도, 그리고 이번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분들도...
안산 단원고 학생분들의 심리치료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상담중에 나온 학생분들의 말 가운데 마음을 울리는 말이 있었습니다. '곧 월드컵도 열리고 시간이 흐르면 이번 사건도 잊혀지겠죠. 그게 싫어요'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제 나름대로 소중한 사람들을 추억하고 기억하려는 노력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힘들었던 이번 삶 털어버리고 다들 편안히 가시길...
제 소중한 작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WQvM4EM0lO8
이번 작품과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 링크해봅니다. 인셉션의 '시간'입니다.
처음엔 왜 이 곡의 이름이 시간일까 궁금했었는데, 이번 일들을 겪고 나니 멜로디가 새롭게 들리네요.
시간은 값진만큼 허무하고, 잡을 수 없어 귀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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