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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과정/연출

벽에 부딪혔습니다.

 안녕하세요. 만화가 지망생 엄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 고민과, 그에 대한 제 답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우선 이전 글에서 보여드렸던 콘티의 흐름입니다. 제 눈 가는대로 흐름을 그려보았습니다.



 콘티를 베꼈습니다. 제가 놓치는 게 있을까 해서 그림도 신경써서 베껴보고, 구도의 비율도 최대한 신경써서 베껴보았습니다. 하지만, 다 베끼고 나서 느꼈던 것은 제 한계 뿐이었습니다.


 콘티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일반 독자의 눈과 전혀 다를게 없는 제 눈으로는 이게 한계였습니다. '어떤 작품의 연출은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좋다.' 라는 식의 평가는, 그야말로 어떤 연출이 좋고, 어떤 연출이 나쁜지를 알기에 가능한 분석이잖아요. 저는 이러한 좋고 나쁨이 읽히지 않습니다. 결국, 연출 공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양한 콘티를 베껴보고, 그 콘티의 어디가 나쁘고 좋은 것인지를 알아보고, 그에대한 저만의 생각을 갖고... 앞으로는 이렇게 공부해보려합니다. 몰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콘티나 작품들은 이 블로그에 올려서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것이지만, 앞으로 당분간은 '~는 이러하고, ~는 이러하기 때문에, ~라고 생각한다.' 는 식의 단정적인 평가나 연구글은 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제 실력과 수준으로는 불가능함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여러 지식들과 지금까지의 공부들을 나누려고 당차게 시작한 블로그였지만, 지금은 벽에 부딪힌 느낌입니다. 나누기조차 버거운 실력임을 깨달은 지금은, 그저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뿐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수련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들을 공부해나가야 하는지,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요. 대략의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림 수련 : 정확한 형태보다는, 인물의 연기를 살려줄 수 있는 몸의 움직임, 손짓, 표정 연기에 대한 부분을 공부하려 합니다. 콘티를 베껴보니, 수준 높은 선배님들의 작품속 인물들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더군요. 그와는 반대로 제 작품 속 인물들은 굳은 표정으로 간신히 장면을 견뎌나가고 있었습니다. 좀 더 작품의 이야기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저만의 좋은 배우를 갖기 위해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2. 연출 수련 : 우선 좋다는 작품들을 사서 정독해보고, 콘티를 베껴가며 전체적인 스타일을 외워본 뒤, 만화 연출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깜냥을 다져보려 합니다. 후보작들로는 강철의 연금술사나 아키라등등이 있는데, 단순히 덮어놓고 베끼기 보다는 좀 더 이론적인 접근을 해보겠습니다. 이런 이론서로 칸노 히로시 선생님의 '스키마의 틈' 이나, '쾌묘도실'이라는 책이 있더군요. 문제는 일본 원어라서... 일본어를 공부해 본 뒤에 읽어보려 합니다.


3. 이야기 수련 : 그동안 해왔던 명작 분석에서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더욱 창작 수련생입장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하드코어한 분석을 해보려합니다. 기왕에 공부하려고 한 건데, 일반 리뷰처럼 말랑말랑한 결과물 만들거면 싱겁잖아요.


 이러한 나름의 길을 생각하는데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그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줄이겠습니다. 제 작품도, 제 글들도, 많은 분들이 보시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제가 수련하는 모든 과정들이 방대한 자료로 완성된다면, 제 뒤를 밟을 그 누군가는 더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지금은 선배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먼 훗날에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겠습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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